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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남자숙소

글 : 허진
 

 

 

 

참기름은 4층을
눌렀다가 곧이어
6층을 눌렀다.

오늘 집에 오면서
한번도 잘못된
것들을 찾아 바로잡지
못했다.

잠시 회사문제로 복잡한 문제가 있어 고민하느라 딴생각에
사로잡혀 잘못된 것들이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다.

세상이 내가 바로잡지 않아도 될만큼 바른 세상이었으면 좋으련만..절대 그렇지 않다.

세상은 언제나 잘못된것들로 가득차있고 그때그때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 잘못된것들은 눈덩이가 점점 커지듯이 점점 큰 문제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런것들을 하나 하나 막음으로서 살기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종일 아무도 아무것도 바로잡지 못한채 집으로 오자니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마치 가슴한복판에 대포를 맞은 구멍이 뚤린 듯이 찬 바람이 불고 있다. 가슴한복판을 막아야 한다. 6층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그때...분명 담배꽁초를 떨어뜨렸던 곳이 6층이었다.

한번 순찰을 해야 한다.

6층의 6개의 집은 모두 닫혀있는 것 같았지만 창밖으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떤 창문은 열려져 있었다. 참기름은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짝 창문안을 들여다 보았다.

저런..ㅉㅉㅉ... 난장판인 책상위에 놓인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있고  벗어놓은 팬티와 양말이 사방에 뒹굴고 있다. 제정신을 가진놈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이방에 쳐들어가 저들을 훈계하고 싶다. 그러나 남의집안까지 쳐들어갈 수는 없다. 그것만은 내영역이 아니다.

다음집을 보니 창문이 꽁꽁 잠겨져 있다. 답답하다...분명 이놈도 완전 난장판인채 어떤 불결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모른다. 당장 문을 부수고 쳐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차라리 저집처럼 창문을 열어두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다음집도 창문이 잠겨져있었고 다음집은 닫혀있는줄 알았는데 문이 살짝 열려져 있었다. 참기름은 문안을 살짝 기웃거려보았다. 저봐저봐...꺾어신어서 더 이상 펴지지 않을 듯한 운동화.. 왜 운동화를 저렇게 신는단 말인가...

저렇게 신어서 1년신을 운동화를 6개월밖에 못신는다면 결국 자원낭비가 아닌가. 이것 또한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그러나 내가 간섭할 문제까지는 아니다. 내가 그들의 부모가 아닌이상 어찌 신발 신는 것 까지 간섭하겠는가. 그렇지만 울화가 터진다. 역시 세상은 잘못된것들로 가득차 있다.

참기름은 자기도 모르게 빠끔히 열린 문을 마저 열어보았다. 혹시나 무슨 본드나 마약같은 것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분명히 내가 훈계하고 바로잡아도 될 만한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참기름은 자기도 모르게 집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방문이 열려있었다. 내가 왜 여기 들어왔지? 이건 분명히 가택 침입이다. 이래서는 안돼지..혹시라도 주인이 들어와서 나를 발견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참기름은 어느틈엔가 방안으로 들어와 침대 이불까지 뒤적이고 있었다.

침대를 걷자 침대안에서는 그냥 빨아놓은지 오래된듯한 누런 삼각팬티가 하나 나왔을 뿐 별다른 것은 없었다. 그제서야 참기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빨리 이곳을 나가야 한다. 내가 실수하고 있다. 나스스로 다른사람의 잘못을 바로 잡는다 해놓고 내가 다른 집의 가택 침입을 하는 것은 잘못되지 않은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참기름은 아쉬운 듯 서둘러 방안구석구석을 눈도장을 찍으며 집을 나왔다. 휴우 ~ 다행이 들키지 않고 나왔다. 서랍까지 열어보지 않은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천만 다행이다. 마지막 집을 둘러보려고 가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참기름은 창문에 바짝 귀를 대었다.

퍽 ! 퍽 ! 으악 ! 으악 !

무엇인가 둔탁한 것으로 내려치는 듯한 소리와 그것에 맞는듯한 남성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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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은 정신없이 벨을 눌렀다. 그바람에 갑자기 비명소리는 멈추어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참기름은 문을 두드렸다.

참기름: 문열어!

몇차례 더 문을 두드리자 갑자기 벌컥 문이 열렸다. 턱수염을 기르고 팬티만 입은  한 사내가 문을 열었다.

턱수염: 뭐야! 뭔데 자꾸 문드드려 !

참기름: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무슨일입니까 혹시 누구 폭행하고 있는거 아니예요?

턱수염:  너 이새끼 이제 문까지 두드리면서 간섭하기로 작정했어. 너 잘걸렸다. 이리 들어와봐.

턱수염은 손바닥에 침을 탁 뱉은후 탁자위에 있던 소주병을 집어들었다.

참기름은 뒤로 흠칫 물러났으나 턱수염이 참기름의 손을 잡아 집안으로 끌고 들어갔고 참기름은 엎어지다 싶이 하며서 굴러들어왔다.

턱수염은 문을 잠궜다.

턱수염: 너 이새끼 오늘 맞좀봐라.

참기름은 혼비백산해서 뒷걸음치며 일어섰다.

참기름: 뭐뭐...하는거야?  경찰 부를거야.

그때 칼자국이 방에서 튀어나왔다.

칼자국: 오오..참기름을 잡았네.

칼자국은 참기름을 붙잡았고 턱수염은 참기름의 바지를 벗겼다. 참기름이 발버둥치자 손이 딸렸고 중석이  합세하여 바지를 벗겼다.

칼자국은  주방에서 칼을 꺼내왔다. 참기름의 불알을 잡은후 식칼을 갖다대었다.

칼자국: 오늘 야식은 이걸로 한번 할까? 튀겨먹으면 맛이 괜찮겠는데?

참기름:  이거 놓지 못해?

턱수염:  자식이 아직 정신 못차렸네.. 야 면도칼좀 가져와봐

빛나리:  면도칼이 어딨어?

턱수염:   화장실에 첫 번째 선반에 있잖아.

빛나리가 면도칼을 가져왔고 턱수염은 면도기로 중석의 음경에 난 체모를 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참기름:  뭐 뭐 하는거야..

칼자국:  임마...튀겨먹기전에 털을 깎아야 할거 아냐..

참기름:   저..저기...

턱수염:  뭐..

참기름:  하 한번만..봐줘.. 안그럴게..

칼자국:  너 말이 짧다.

참기름:   아 아 안그럴게요.  

빛나리:  야야...그래가지고 언제 깎니..

빛나리는 라이터를 꺼냈다. 탁 탁.. 라이터에 불이 켜지면서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칼자국:  아이 씨발 냄새 좆같네..

참기름:   제발...

빛나리:  꼼지락 거리지마 이새끼야.

빛나리는 탁탁 거리며 계속 라이터를 켜댔고 체모속에 가려져 있던 참기름의 고환과 음경이 제모습을 드러냈다.

빛나리:  야.. 저기 치약좀 가져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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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이지만 용구는 늦잠을 잘 수가 없었다. 평소같았으면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늘어지게 잠을 잤을 것이다. 아침 7시에 맞춰놓은 알람에 눈을 뜬후 용구는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갔다.

명동성당 11시 미사에 참석하려면 여기서 9시에는 나가야 한다. 샤워를 하고 머리에 무스를 바른후..제일 좋은 양복을 꺼내입었다. 그리고 침대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후 눈을 감고 두손을 모았다.

이것은 성모님께 올리는 기도가 아니었다. 당연히 성모님은 내기도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성모는 은미의 편이다.  명상을 통해 7개의 차크라가 활성화되면 내몸과 마음은 충전한 밧데리처럼 새롭게 태어나며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뜻하는 것이 이루어질 것이다.

은미와 규율을 맞교환하는 것이다. 은미를 바치고 그대신 나는 그 좆같은 규율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예술가는 절대로 규율을 따르지 않는다.

차크라가 활성화되려면 첫 번째 차크라를 먼저 깨워야 한다. 그 첫 번째 차크라는 바로 생식기다. 용구는 천천히 손으로 발기된 음경을  움켜쥐고 아래위로 흔들며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자 첫 번째 차크라의 불덩어리가 머리속으로 치솟으며 신의 음성이 들렸다.

내가 은미를 너에게 주겠노라..

사정의 유혹이 절정에 이르렀지만 용구는 손을 멈추었다. 신성한 의식에 있어서 사정은 필요충분 조건이 아니다.

용구는 자신감과 기쁨에 찬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한후 잠깐 tv를 본후에 9시가 되자 집을 떠나 성당을 향했다.

 

은미는 오늘도 미사를 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난주에 자신을 자꾸 흘낏 흘낏 쳐다보던 그 기분나쁜 사내가 또 있을지 궁굼하다. 저쪽 앞줄에 앉은 남자가 그남자일까? 신경씌여서 미사를 볼수가 없다. 신부님의 설교가 잘 들리지 않았다.

건성으로 미사를 끝내자니 죄를 지은 듯한 느낌이다. 한주일의 묵직했던 죄악의 찌꺼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듯한 느낌이다. 이게 다 그놈 때문이다. 주여...스토킹의 위험에서 저를 벗어나게 하소서..그렇게 기도를 올리고나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듯하다.

미사가 끝나고 미사보를 접어 가방안에 넣고 일어서는데 은미는 그만 비명을 지를뻔했다. 어떤 남성이 자기앞에 떡하니 서서 자신을 뚷어지게 쳐다보고 있지 않은가.

은미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그를 피해 사람들의 무리속에 파묻혀 성당을 빠져나왔다. 쇼핑을 하기 위해 은미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영희:  여기 만두속에 고기가 무슨고기같니?

은미:  돼지고기 아냐?

영희:  아닌 것 같은데?

은미:  그럼 뭔데?

영희:   소고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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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돼지고기 라니까..

영희:  나하고 내기할래?

은미:  무슨 내기...

영희:  내가 이기면 소개팅 하나 할래?

은미:  소개팅 안한다니까..내가 이기면 그럼 뭐할건데.

영희:  니가 원하는거 하나 해줄게..

은미:  뭐 내가 원하는게 있어야지.

영희:  내가 밥살게. 내가 열번 밥살게.

은미:  싫어....

영희:  니가 내 명품가방 빌려달라고 했었잖아. 내가 세 번 빌려줄게.

은미:  진짜?

은미는 명품을 좋아했다. 전에 사귀던 남자친구 중석이 그걸 알고 은미에게 명품을 선물했었다.  사실 은미가 중석에게 사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명품 가방을 사줬는지 모르겠다. 명품가방을 준다고 했을 때 은미는 내심 기뻤지만 사양했다. 그 가방을 받고나서 중석과 헤어질수 있겠는가?

만남이 시작되면서 은미는 이별을 준비해왔다. 은미는 하나님께 몸을 바쳤다. 나의 몸은 나의몸이 아니며 하나님의 몸이었다. 수녀가 될 수는 없다. 사실 은미는 수녀가 되기를 꿈꾸어왔었다. 그러나 수녀가 되면 제니를 버려야 한다.

제니는 은미가 키우는 두 살짜리 강아지였다. 수녀가 되면 제니는 다른 사람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명품옷을 입을 수도 없고 명품 구두를 신을 수도 없고  명품 가방을 멜 수도 없다.

맛있는 칼국수를 먹으러 명동에 나올 수도 없고 언제나 김치찌게만 끓여먹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자신이 언제나 은미는 참을수 없었다. 죄책감에 시달렸다.

하나님 속세를 버리지 못하는 한여인을 용서하소서..그대신 저의 몸을 바치겠나이다. 언제부터인가 은미는 그렇게 기도했다.

그이후 만나는 남자들마다 은미는 먼저 이별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남자를 만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세상은 은미에게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보라..영희마저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지 않는가.

남자를 만나되 내 육체를 허용하지 않으면 된다. 육체를 허용하기 전에 빨리 그와 헤어지리라.

영희: 아줌마 여기 만두속에 들어있는 고기가 무슨 고기예요?

아줌마: 아예.. 닭고기예요.

은미:  이제 소개팅 안해도 되지?

영희:  야.. 너 그러지 말고 한번 만나봐. 여기 사진있어.

영희는 지갑에서 사진을 꺼냈고 은미는 사진을 받아들었다.

은미: ...어...이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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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듯한 남자인데...기억이 나질 않았다.

은미:  어디서 봤는데...누구지?

영희:  보긴 뭘봐..비슷하게 생겼겠지.

 

용구는 된장찌게를 좋아했다. 그 다음 좋아하는 것이 청국장이었다. 용구가 1년간 사귀던 한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청국장이라면 질색을 했다. 언제나 치즈가 듬뿍 들어간 스파게티나 파스타 뭐 이런것들만을 찾았다.

용구는 그녀의 시선을 견딜수가 없었다. 청국장을 먹을 때마다 코를 막으며 인상을 찌푸리던 그녀..청국장 집 데려갈때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개처럼 바들바들 떨던 그녀...그리고 어떻게 저런 후진 음식을 먹을수 있는지 격이 떨어진다는 듯 바라보던 그녀..

결국 그녀는 비프스테이크를 즐긴다는 한 재미교포 출신 벤처사업가를 만난후 용구를 차 버렸다.

쌍년..씨팔 개 보지 같은년...생각할수록 이가 갈리는 그년. 청국장이나 치즈나 뭐 다른건 줄알아? 다 발효식품이라고 청국장이 일주일 묵힌 콩으로 만들었으면 치즈는 3년 발효된 소젖으로 만든건데 뭐가 달라.. 둘다 냄새나는거 똑같애 뭐 별거 있는지 알아?

단지.....

청국장이 좀 색깔이 거시기 해서 그렇지... 인간의 신체중 가장 혐오의 대상이 되며 닭똥집과도 비슷하게 생긴  그부분을 통해 배출되는 그 물질과 비슷한 색깔이어서 그렇지 된장이나 치즈나 뭐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용구는 치즈라면 질색을 했다. 청국장이 똥이라면 치즈는 마치 먹고 토한 음식같은 시큼한 그 냄새와 색깔에 저절로 고개를 돌리게만든다.

그 치즈가 뭐가 좋다고..치즈만 찾고 잘난척 하는지..

치즈에 대가리박고 돼져 버려라..용구가 중석을 배신한 은미를 대신 복수하겠다고 나섰던 것은 단지 중석을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반드시 그 미친 놈팽이들 클럽에 가입을 피하기 위한것만은 아니었다.

은미는 그년과 같은 종족이다. 종족에 대한 복수라고 할까? 어릴때 개한테 한번 물리면 지나가는 개는 모두 내 웬수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든 그년을 내 무릎아래 굴복 시키리라. 그리고 중석이 그 배후에 있었음을 깯닫게 하고 배신감에 치를 떨게 하리라..

배신의 쓴맛을 깨닫게 해주리라..

무거운 발검음으로 용구는 땅거미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키타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혹시나 그 옆집 미친 놈들 눈에 띌까봐 숨을 죽이며 조용히 걸었다. 내가 내집 들어가는데 왜 이렇게 불편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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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우선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어쩌면 중석이 맞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규칙을 싫어한다고 해놓고 혼자사는 집에서마저도 얌전하게 바지와 팬티를 입고 있다는 것이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지만 용구는 한번도 그러한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딸딸이를 칠때도 용구는 팬티를 벗기 보다는 자지만 꺼내놓고 딸딸이를 치기를 즐겼다. 섹스를 할 때도 한번은 자지만 꺼내놓고 섹스를 하다가 그녀한테  질타를 당한적이 있었다. 혹시 몸에 문제가 있어 드러내지 않는 것 아니냐며 더 이상 만나기를 거부했던 적이 있었다.

옷을 벗는 것은 규칙에 대한 저항같지만 사실 그것은 규칙에 대한 순응과도 같다. 마치 이빨을 벌리고 미소짓거나 혓바닥과 목젖까지 드러내고 웃는것과 같이 속살을 보인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순응과 복종을 의미하기도 한다.

첫날밤에..한 남성에게 모든 것을 보여준 그날 이후로 여자는 남자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남자또한 여자의 노예로 살아간다. 그것이 모두 자신을 드러냄으로 인한 것이며 팬티를 벗는순간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용구는 처음으로 바지를 벗었다. 목욕할 때 이외에는 벗지 않았던 팬티를 벗었다.십년간 동거동락해왔던 저 키타가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잠시 규칙과 규칙의 거부에 대한 것을 음미해본다. 어떤 것이 규칙의 거부일까? 옷을 벗는것? 옷을 입는것?  

그때 전화가 울렸다.

용구: 여보세요.

영희:  나야 영희

용구: 잘되가?

영희:  응. 지난번에 만났다고 하는데 별 말없는 것 보니까 싫지는 않은 것 같은데.

용구:  잘했어.

영희: 이제 어떡할거야?

용구:  새로만난 그 친구는 은미를 유혹할거야. 명품가방 사주겠다고..아주 감질나게 사줄 듯 사줄 듯 하면서 결국 사주지 않게 되겠지. 영희가 좌절하고 지쳐갈때즘 어느날 네명이서 같이 만나는거야. 내가 너의 남자친구라고 소개를 받게 되지.

너는 명품가방을 계속 나에게 선물받았다면서 자랑하게 되고 그리고 어느날 내가 은미를 유혹하게 되지. 너를 만나는 순간 영희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 사겨보자. 이렇게...결국 은미는 널 버리고 날 선택하게 되겠지.

영희:  잘해봐. 사실 나도 궁금했었으니까..과연 은미가 나를 배신할지.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요즘은 힘들어. 예전에도 한번 비슷한 경우가 있었지 친한친구한테 남자친구를 빼았겼고.. 충격으로 며칠동안 밥도 못먹었었어.

용구:  요즘세상에 진정한 친구란 없어. 모두 너를 빨아먹을 기회를 찾고 있지.  언제든지 너를 배신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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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 끄응~~ 그래 맞아.. 헉.. 만일..만일..자..잠깐 좀 살살..

용구: 뭐야.. 왜그래?

영희:  아냐.. 만일..은미가 시험에 통과한다면..은미는 진정한 헉...끙...내 친구라고 할 수 있으니까 시험이 나쁘다고는 볼수 없겠지. 전화 끊을게.

영희:  좀 살살 해주세요.

마사지사: 피곤해서  아프신거예요. 피곤하면 더 아프게 느껴지거든요. 조금만 참으세요.

사실 영희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좋았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여자 출장 마사지사를 불러서 마사지를 받는다. 남자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여자가 언제나 더 편했다.

그런 영희에게 은미는 특별한 존재였다. 은미는 무언가 달랐다. 명품을 좋아하지만 정말 명품만 밝히는 된장녀들하고는 뭔가가 달랐다.

은미는 따듯하고 마음이 잘통했고 한번도 싫은 소리를 한적이 없었다. 은미와 같이 있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은미가 한번도 남자와 관계를 갖지 않은 숫처녀라는 것을 알고나서 그련 은미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서도 형제처럼 만나서 형제들끼리는 또한 털어놓을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지내고 싶다. 남편욕과 자식에 대한 하소연등을 하며 여행도 같이 하고  남편하고 같이 동반여행도 하고 싶다. 남편이 바쁠때는 남편을 대신하여 같이 여행해 줄수 있는 그런 친구로 만들고 싶다.

그런 친구를 만드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친구라고 믿었는데 나를 배신하고 남편과 서로 정을 통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수 있다. 서로가 끌린다면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수 없다.

그렇기에 시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은미가 시험에 걸려든다면 가차없이 그녀를 버리리라.

초등학교 동창생 동호회에서 영희는 용구를 처음 보았다. 모든 친구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용구는 영희를 잘 알고 있다는 듯 다가왔다.

용구: 야.. 영희야.. 나 용구야 너 잘컸는데?. 용됐어 어디 고친데는 없지?

영희:  아.. 살짝 짚었어.

용구;  어쩐지.. 그냥 두지 그랬어. 안그래도 이뻤을 것 같은데..

영희: 응.. 그래서 좀 후회도 하고..요즘 뭐하니?

기억은 안나지만 영희는 마치 잘알고 있다는 듯 용구란 친구의 말을 받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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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  은미는 잘 지내?

영희:  응...근데 너 은미를 알어?

용구:  응. 같은과 동기야. 니얘기 많이 하더라.

영희:  그래? 근데 왜 한번도 니얘긴 안했지?

은미가 가까운 친구이긴 하지만 같은과 남자 동기에 대해서까지 소상히 이야기 하란법은 없다. 그래도 은미는 살짝 떠보는 듯이 말했다.

용구:  중석이에 대한 이야기는 안해?

영희:   중석이하고 은미하고 헤어진지 좀 됐지. 안타까워 좋은 커플이었었는데..

용구:  이세상에 영원한 관계라는 것은 있을수 없어. 언제나 한쪽은 차이게 되어있지. 결혼이라는 것도 다만 형식적인 것일 뿐이고 언젠가는 둘중에 한명은 먼저 마음이 떠나게 되는 것이지. 다만 얼만큼 큰 충격을 주는것인가에 따라 다른 문제겠지만.

영희:  남녀관계라는 것이 다 그렇지 뭐. 그래서 난 남자보다 여자가 좋더라. 평생 배신당할 염려는 없지.

용구: 과연 그럴까?  니가 언제부터 은미를 사귀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누구보다도 은미를 잘 알아. 새벽닭 울리기 이전에 은미는 너를 세 번 배신 할거야.

영희: 너 교회좀 다녔나 본데.. 은미는 그럴애가 아니야.  누구를 배신할 애가 아니라고. 과연 은미가 중석이를 배신했다고 생각해? 떠날때가 되었을 것이고 조금 사귀었다고 평생 함께 해야한다는 건 아니잖아?

용구:  나하고 내기하나 할래? 세달만 시간을 주면 은미가 너를 배신하게 해주지.

영희: 만일 배신하지 않는다면?

용구:  너는 진정한 친구를 얻는 것이고..

영희: 배신한다면

용구:  너를 배신할 친구로부터 너를 구해준거지. 금전 따위를 걸진 않겠어. 만일 내가 금전을 건다면 너를 믿을 수는 없지. 니가 금전을 얻기위해서 어떤일을 할지 모르는거니까.

 

참기름은 sns에 올리기 위해서 링거를 꼽은 자신의 팔뚝을 휴대폰으로 찍었다. sns에 올리자마자 위로의글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저런..몸조심하세요.

빨리 쾌차되세요.

어쿠쿠 어쩌다가..

답글을 읽다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만 같다. 개불처럼 팅팅 부은 자지도 찍어서 올리고 싶었지만 그것만은 가능하지 않을 듯 싶다. 할 수 없이 커튼을 치고 자지를 꺼내 사진을 찍어두었다. 훗날...이 치욕을 되갚을 때까지 이 사진은 항상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잠시후 병원 밥이 도착해 불편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젠장 집에서 라면스프라도 좀 가져올걸.. 깔깔한 병원밥이 목에 넘어가지 않는다.

모래알 씹듯이 밥을 한 숟가락 입에 퍼넣고 우적우적 씹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수저를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움켜진 주먹이 파르를 떨리고 있었다.

그 미친놈들 집합소인 육층 육백 육호를 탈출하던날 그리고 응급실에 실려와 입원해 있는 오늘까지..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마치 백지장 처럼 하얗게 넋나간 사람처럼 잠만잤다.

하루 두 번 돼지껍데기에 꼬챙이 끼우듯 주사바늘을 교체하고 혈액과 소변을 채취 당하고 진통제와 이름모를 약을 먹으면서 그냥 멍하니 공황상태에 빠져 있었다.

삼일이 지나자 그낭의 악몽들이 하나둘씩 되살아 나기 시작한다.

참기름: 치...치약은 왜 바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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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수염:  고기 누릿내 잡을 때는 치약이 제일이지.

빛나리:  후추가 낫지 않아?

칼자국:  지난번에 후추 뿌렸다가 맛 배렸잖아. 지린내 지독했지..

중석:  마늘 있어? 마늘?

중석은 냉장고에서 마늘을꺼내 다지기 시작했다. 탁탁탁탁탁탁...

중석: 조개 껍질묵어 그녀의 목에걸고..

중석은 콧노래를 흥얼 거렸다. 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빛나리 :  누구야?

빛나리는 인터폰으로 얼굴을 확인하더니 문을 열어주었다.

빛나리 : 이야 돌아왔구나 떡판..

빛나리는 들어오는 한 남자를 반가이 맞으며 포옹을 했다. 떡판이라는 남자는 곧 참기름과 눈이 마주쳤고 참기름은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정말 얼굴이 떡판처럼 납작하게 생긴 것이었다.

떡판은 차례차례 나머지 식구들과 포옹을 하고 악수를 나누었다. 떡판은 6백 1호에 살던 자로 이들과 같은 6층 멤버였다. 지리산으로 6개월간 수행을 떠났다가 방금 돌아온것이었다.

칼자국: 어떻게 효과좀 봤어?

떡판:  쟤는 뭐야?

턱수염: .. 아 이근처 사는 놈인데.. 자꾸 기웃거리길래 붙잡아왔어.

떡판:  야 야.. 풀어줘. 왜 민간인 건드리고 그래?

턱수염: 이놈은 민간인이 아니야.

떡판:  그럼 뭔데?

칼자국:  경찰의 끄나풀이라고나 할까?

칼자국은 들고 있던 식칼을 목에 겨누었다.

칼자국:  너 짭새지?

참기름:  아.. 아니예요...저는 그냥..민간인.. 네.. 민간인이예요.

칼자국: 민간인이 돌아다니면서 담배꽁초나 줍고 다녀? 오줌싸는 사람 훈계하고..엘리베이터에서 질서 잡고... 짭새 맞잖아..

참기름:  아... 아니예요 저기..그냥...

참기름은 갑자기 굴욕이 치솟아 올랐다. 그동안 나는 정당한 일을 해왔다. 그것은 치하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오히려 나는 그러한 일로 인해 박해받고 있다.

참기름:  차라리 날 죽여 이새끼들아 ...너희들은 정상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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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국: 오냐..너 어디 한번 죽어봐라..

턱수염:  야 야야.. 참어 ...참어..

빛나리:  죽이면 안돼. 고추만 잘라먹어야지. 딱딱해진다고..

중석:  근데 덕판형.. 보고좀 해봐..어땠어 지리산.

덕판:   역시 지리산이더라..

칼자국:  뭐 어떻던데 아주 불끈 불끈 솟아?

덕판:   불개미를 잡아다가 소주에 담궈서 한달간 마셨더니

턱수염:  그랬더니..

덕판:   와...아침에 불끈 솟는게  그냥 죽어죽어.

빛나리 : 오면 온다고 하고 오지 그랬어. 벌써 일정 끝났어.

덕판:   아이씨.. 맞춰왔는데 한발 늦었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것일까..일정은 뭐고 맞춰왔다는 것은 뭔지.

덕판:  할 수 없지. 한달을 기다릴 수는 없고...

빛나리:  빨리 까봐.

덕판은 안방으로 들어갔고 모두 덕판의 뒤를 따라 방안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잠시후 이상한 신음소리도 들리는 듯하고 함성소리도 들리고 웃음소리도 들렸다. 그러더니 어느새 소리는 고스톱 판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한두명씩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러 왔다갔다 하는 듯하더니 날은 벌써 저물었다.

시계는 어느덧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참기름의 자지는 팅팅 불어오르기 시작했고 통증이 느껴졌다. 잠시후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더니 조용해졌다. 판을 치운 모양이었다.

덕판이 비틀비틀하며 방에서 나와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고 있었다. 불개미를 먹은 탓일까..오줌소리는 무척이나 컸다.

덕판은 식탁위에 놓인 소주병을 들고 참기름에게 다가왔다.

덕판: 머 머야...자지가 팅팅 부었네...

덕판은 참기름의 자지를 만지작 만지작 하더니 남은 소주를 들이부었다.

덕판:  남자는 자지가 생명인데 이거 이렇게 해서 쓰나.. 잘 닦아주어야지..

그리고 덕판은 참기름의 두팔을 묶었던 밧줄을 풀었다.

덕판:  야.. 가. 내가 봐줬다. 앞으로 여기 얼씬거리지 말어. !

참기름은 그 길로 집을 뛰쳐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경찰서를 갈까 병원을 갈까 고민하다가 병원이 우선이라 판단되었다.

참기름은 그날의 악몽을 되새기며 휴대폰에 찍힌 자신의 자지를 들여다 보았다. 복수를 하기전에 한가지 해야 할 일이 있다. 도대체 그놈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내 자지를 정말 잘라다가 볶아먹으려 했단 말인가..지리산에서 불개미를 먹었다는 것은 뭐고..일정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둔탁하게 내려치는 듯한 소리와 누군가가 맞는 듯한 신음소리는..뭐지?

먼저 이놈들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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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은 그 방에 있었던 놈들을 잊어 버리지 않으려고 하나하나 머릿속에 되새겨 보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한 방씩 찍고 나올걸 그랬나 싶다. 그럴새도 없긴 했지만..

얼굴에 칼자국 있던놈.. 턱에 수염 기른놈..머리벗겨진놈..안경 쓴 놈 한명..그리고 마지막에 나타난 덕판이라는 놈..떡판 같이 생긴놈..

모두 기억난다. 잊어 버릴 것 같지는 않다. 떡판은 날 풀어주었으니 복수 목록에서 삭제해야 한다. 아니..그럴 수 없다. 같이 척결할 것이다. 자지에다가 소주만 붓지 않았어도 난 그를 용서했을 것이다. 왜 팅팅부은 자지에다가 소주를 붓는단 말인가. 그렇지 않아도 팅팅 부은 자지에 소주를 바르는 바람에 팅팅 부은 자지가 터질 듯이 부어오르면서 개불이 되어 버렸다.

십새끼... 내가 너를 잡아서 죽이기 전에 자지부터 잘라서 볶아 먹으리라....

*********************

 

은미는 그닥 초조하지 않게 시계를 바라보았다. 뭐 이런 놈이 다있지? 소개팅 장소에 일부러 10분 늦게 나타났건만 남자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냥 돌아가고 싶지만 어떻게 생긴 놈인지 얼굴이나 보고 싶어서 그냥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닥 궁금하지는 않다. 내가 원했던 소개팅도 아니고 억지로 하는 소개팅 아닌가.

영희한테 전화해볼까 했지만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냥..어차피 앉은 자린데 편안하게 차나 한잔 하다가 돌아갈 것이다.

그때 한남자가 주위를 둘러보더니..은미를 발견하고 탁자앞에 앉았다. 사진에서도 보았듯이 실제로 보니 분명 그남자가 맞았다. 성당에서 날 유독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 남자..

성훈:  늦어서 죄송합니다.

은미:  네.. 괜찮아요.

성훈:  사실은..제가 오기전에 시계를 하나 구입하려고 고르고 있었는데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명품이라서..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성훈은 팔에 찬 명품 시계를 살짝 걷어보였다.

은미: 명품시계 사는데 시간이 좀 걸리나보죠?

성훈:  아네..누군가 옆에서 자기가 찍은거라면서 우기길래 서로 다투다가 좀 늦었어요. 전화라도 드릴걸 그랬나요? 사실 벌써 돌아가셨을줄 알고..전화드리지 못했습니다.

은미:  네.. 그런데 성당에서 몇 번 뵈었던 것 같아요.

성훈:  저를요? 저는 초면인 것 같은데요?

 

성훈은 용구의 지시를 다시한번 떠올렸다.

성훈:  난..못할 것 같은데.. 여자를 잘 못꼬시는거 알잖아. 여자만 보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용구:  먼저 탐색전에 들어가..그여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고 눈에 익혀. 그러면 자신감이 생기게 되지. 고양이도 쥐를 잡기전에 먼저 쥐를 뚫어질 듯이 바라보지.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쥐를 낚아채게 되는거야. 뒷일은 너의 무의식에 맡겨 넌 무조건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하면되.

성훈:  그러다 들키면 어떡해.

용구:  상관없어. 여자들은 뻔뻔스러운 남자를 좋아하니까..

성훈:  그거야 옛날얘기지..요즘 여자들은 안그렇다니까.

용구:  너 내가 멘사 출신인거 알아?

 

*******************

은미: ... 명품을 좀 좋아하시나봐요..

성훈:  명품요.. 뭐 그닥 좋아하지는 않고요.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마침 그 시계가 명품이라고 하더군요..명품...좋아하세요?

은미:  아네.. 뭐 별로..

성훈:  그런데 가지고 계신 핸드백이..

은미:  네.. 그냥 언니거 가지고 나온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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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는 된장녀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왠지 껍질 벗은 거북이처럼 은미는 순해 보였다. 성훈도 그녀앞에서는 껍질을 벗을수 있을 것 같았다.

성훈: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은미:  음..우표수집하고..

성훈:  풋..

은미:  왜 웃으세요?

성훈:  그거 중학교때나 잠깐 하는거 아닌가요?

은미:  요즘.. 우표가 거의 사라져가고 있잖아요. 이메일이다..카톡이다. 그러다보니 우표 쓸일이 없잖아요.

성훈:  그렇죠.

은미:   그래서 우표수집이 더 가치가 있죠. 얼마 안가서 우표값이 급등하는 때가 올거거든요.

성훈:  언제요?

은미:  우표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보관해왔던 백원짜리 우표들이 모두 골동품이 되고..금값이 된다는 거죠.  

성훈:  뭐 뛰어봐야 한 열배정도 되지 않을까요?

은미:  뭐 반드시 돈을 보고 수집하는 건 아니고요.

성훈:  저는 성질이 좀 더러워서..뭐 수집하는건 하질 못해요. 다 잃어 버려요. 조금 모아놨다 싶으면 이사갈때 다 버리고 가고..

은미:  네..쉽지는 않죠.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성훈:  저는 당구하고....딱지치기요.

은미:  풋....하하하.

성훈:  왜 웃어요?

은미:  당구치고나서 짜장면 드시나요?

성훈:  당근이죠.

은미:  그림이 그려지네요..

성훈:  딱지치기는 안 웃겨요? 전 딱지치기 한다고 해서 웃으신줄 알았는데.

은미:  네.. 웃겨요.

성훈:  성의가 없잖아요. 그냥 안웃기면 안웃기다고 하시지..

은미:  아네.. 뭐.. 그닥 웃긴건 아니고..왜 딱지를 여태까지 치세요..농담이시죠?

성훈:  아뇨.... 친구끼리 만나면 할게 없잖아요. 만나서 술마시면 아침에 머리 아프고.. 당구만 치다보면 그것도 좀 그렇고..당구 못치는 친구도 있구요. 그래서 저는 아무나 할 수 있는거..남녀노소 누구날 즐길수 있는 국민 스포츠가 딱지치기라고 생각해요.

은미:  네.. 그렇기도 하겠네요.

성훈: 그냥 언제든지 종이만 접으면 준비가 되니까.. 실컷 치고나서 배고프면 짬뽕 시켜먹기도 하고..

은미:  네.. 재밌을 것 같아요. 싫다고 하는 친구는 없던가요?

성훈:   다 큰 어른이 딱지 친다고 뭐라고 하는 놈들도 있기는 하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딱지치는 남자.

은미:  뭐.. 취미생활인데..꼭 어린아이만 치라는 법 있나요? 아직 제가 소꿉장난하면 좀 그렇긴하지만...딱지는 어른이 쳐도 괜찮을 것 같은데.. 운동도 되고.. 제기차기는 안하세요?

성훈:   제기차기도 해요. 딱지치다가 좀 힘들다 싶으면 제기차기..그다음에 닭싸움..그러다보면 하루가 금방가죠. 그래도 딱지가 젤이에요.

 

용구는 단단해진 손가락이 부드러워질때까지 계속 문질렀다. 벌써 세시간이나 되었다.  키타를 칠때면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  더 이상 치려니 손가락도 아프고  문득 시계를 바라보니 저녁 8시였다. 더 키타를 치고 싶어도 시끄럽다는 항의가 들어올수 있으니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

지금쯤 성훈과 은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저녁을 먹으러 갔을 것이고..그리고 저녁식사를 마친후.. 운이 좋다면 ..영화를 한편 보러 가지 않았을까? 어쩌면 저녁식사도 하기전에 헤어졌을 수도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은미는 저녁식사를 거부했을 수도 있다. 빌려온 짝퉁 명품 시계가 진짜가 아닌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밥통같은 자식.. 연기는 그럴싸게 했을까? 어쩌면 지입으로 실토했을 수도 있다. 원래 거짓말이 서툰녀석이니 금방 티가 났을테지.. 만약에 성훈이 실패한다고 해도.. 큰 걱정은 없다. 다음 카드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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