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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방:  저기요.  제가 좀 알아봐 드릴까요?

빛나리:  니가 뭘 어떻게 알아봐.

철가방:  다 알아보는 수가 있죠.

 

 

 

 

 

일주일째 지독한 감기에 걸려 꼼짝하지 못했다. 은미는 간신히 정신을 차린뒤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혹시 내가 성훈과 헤어진것에 대한 벌이 내린 것이 아닐까?

아니다. 그건 오히려 상을 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나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켰다. 어쩌면 성훈의 저주가 내리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이겨내어야 한다.

은미: 여보세요?

영희:  뭐해 ? 코빼기도 안보이고..

은미:  아파서 누워 있었어.

영희:  약 먹었어?

은미:  아니.

영희:  왜?

은미:  누가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영희:  성훈씨는 뭐하고.

은미:  헤어졌어.

영희:  뭐? 왜?

은미:  그냥.. 오래 사귈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어.

영희:  괜찮아 보였는데..  약 사다줘?

은미:  아니.. 괜찮아.

영희:  그럼 푹 쉬어. 낫고 나면 전화해.

은미:  알았어.

 

잠시후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은미:  여보세요?

용구:  안녕하세요. 은미씨 아프다면서요.

은미:  누구시죠?

용구:  영희한테 들었어요. 아프다고..그래서 제가 약좀 사드릴려고요. 잠시 들릴게요.

은미:  아네.. 괜찮은데..

용구:  그러지 말고 계세요.

용구는 전화를 끊었고 은미는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아픈 마당에 누가 찾아온다니 더 귀찮기만 하다. 세수도 못했는데 그냥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왜 영희는 용구와 헤어지지 않는것일까? 용구가 자기를 꼬시려 했다는 것을 분명히 말했는데 그리고도 그를 계속 만나는 이유가 뭔지 알수 없다. 그래..용구는 돈많은 남자니까..영희가 용구를 쉽게 버릴수 없을 것임은 분명하다.

띵동 띵동.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영희는 문을 열었다.

용구: 오래간 만입니다 영희씨. 여기 약좀 드릴려고 왔어요.

은미:  감사합니다. 콜록 콜록..

용구:  식사는 하셨어요.

은미:  아뇨. 생각없어요.

용구:  죽이라도 좀 드시라고 사왔어요.

은미:  네.. 고마워요.

용구:  식기전에 드세요.

은미:  네..

용구:  영희씨 이런말 드리기 좀 뭐하지만.. 사실 전 영희씨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은미:  그런데 왜 저를 좋아한다고 하셨죠?

용구:  그냥... 장난좀 치고 싶었어요.

은미:  밝혀지고 나니까 변명하시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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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  왜 영희가 날 계속 만나겠어요. 제가 허락을 받았었거든요. 은미씨한테 장난좀 치겠다고.

은미:  영희가 날 갖고 놀았다는 거네요.

용구:  아뇨. 하지 말라고 했었죠. 그런데 제가 안하겠다고 해놓고 그냥 했어요. 장난친건 저죠.

은미:  네..

용구:  사과하는 의미에서 약가지고 온 거예요.

은미:  알았어요.

용구:  그럼 불편하실텐데 푹 쉬세요.

은미:  네.

 

은미는 용구가 떠나고 나자 용구가 사다준 약과 죽을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날 가지고 장난친 놈을 어떻게 믿겠는가. 그대신 은미는 묵주를 손에 집어들었다.

성모님 제가 아픈건 제가 성모님께 순결하겠다는 맹세를 저 버리고 남자를 만나 데이트를 즐기며 내 입술을 허락했던것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묵주기도를 받으시고 저의 죄를 용서하소서. 다시는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겠나이다. 오직 영희만이 저의 친구가 될 것이며 샤론만이 저의 자식이 될 것입니다.

은미는 손을 뻗어 샤론의 흰털을 잡으려 했지만 샤론은 어디숨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비싼 페르시안 고양이가 감기에 전염되느니 그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낫겠다 싶다.

 

참기름: 뭐? 남성 정력 개발소?

짱개:   네 그렇다니까요.

참기름:  뭘 잘못알았겠지.

짱개:  맞아요.

참기름 :  그동안 뭐했는지 소상하게 이야기 해봐.

짱개:   그냥..별거 없었어요. 우선은 기본이 딸딸이예요. 누가 더 멀리 쏘나 ..그런거 가지고 경쟁하는거죠. 그리고 누가 더 오래 참나 그런것도 있고요.

참기름:  가끔씩 비명소리도 들리던데 그건 뭐야.

짱개:  빳다를 치는데요. 그게 그렇게 정력에 죽여준다네요.

참기름:  뭔가 숨겨둔 내막이 있을거야. 남성 정력 개발소라는 것은 연막에 불과하지. 좀더 지켜봐봐.

짱개: 네. 근데 떡판이 없어졌다고 찾고 있어요. 뭐라고 그러죠?

참기름:  정력 개발소를 떠난 것 같다고 해.

짱개:  왜요?

참기름:  뭘 왜야?

짱개:  이유가 있어야 할거 아녜요.

참기름:  지긋지긋해서 떠났다고 해.

짱개:   알았어요. 뭐 근데..어떻게 알았냐고 물을텐데.

참기름:  명함녀하고 한번 하고 나니까 맘이 변했다고 해.

짱개:  왜요?

참기름:  그냥 변했다고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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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는 샤워를 마친후 정좌세를 한후 탠트라 명상에 들어갔다. 은미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매일 저녁 하루도 빠짐없이 수행에 임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용구는 신의 음성을 들었었다.

은미를 너에게 주겠노라..

그런데 신의 음성은 환청에 불과했던것일까? 은미는 용케 자신의 손을 빠져나갔다. 어쩌면 그녀가 모시고 있는 카톨릭의 신이 용구가 섬기고 있는 탠트라의 신보다 한끗발 하는 신인지도 모른다. 카톨릭의 성모마리아가 은미를 보호하고 있는 바람에 탠트라의 신이 쪽을 쓰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마치 벌떡 세운 자지가 도도하고 잘난척하는 여자앞에서  기가죽어 쪽을 쓰지 못하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탠트라의 신은 그렇게 믿을 만한 건 아닌지도 모른다.

장작처럼 은은한 열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스난로처럼 반짝 켜졌다 꺼지고 잠시 벌떡 섰다가 죽어 버리는 자지의 신인지도 모른다.

다시 신의 음성이 들렸다.

은미를 너에게 주겠노라.

도대체 주겠다주겠다 해놓고 언제 주는것입니까?

용구는 답답한 마음에 천장에다 대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용구: 네.

참기름:  한놈 잡았어.

용구:  수고했어.

참기름:  근데 좀 더 들게 생겼어.

용구:  얼마나

참기름:  명함녀가 좀 세게 나오는바람에 말이야. 오백달래. 한놈에 백만원씩.

용구:  내가 그런 돈이 어딨어. 백수가

참기름: 그럼 어떡해. 이제 한놈 잡았는데.

용구:  돈 벌잖아. 월급받으면 어따써?

참기름: 보험들어 놓은거 다섯 개나 된다고.

용구:  깨면 되잖아.

참기름:  이봐. 첨에 나한테 연락할 때 뭐라고 그랬어. 내가 잡아주기만 하면 모든 걸 책임지겠다고 했지. 근데 반반씩 하자더니..이제는 나보고 다하라고?

용구: 언제 다하라고 그랬어. 예산이 초과되었잖아.

참기름:  좋아. 예산 줄이다가 일 그르치면 그때 내 탓 하지마.

용구:  괜히 서툰짓 하지마. 내 가 그놈들 잡겠다고 한건..모두 나하나 잘되자고 하는건 아니야. 당신도 그놈들 잡고 싶어서 하는거 잖아. 싫으면 손떼던가.

참기름:  좋아. 더 이상은 안된다 이거지?

용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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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는 전화를 끊었다. 우선 착수금으로 오십만원을 건넸다. 그 이상은 무리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예술가다. 단지 참기름을 끌어들이기 위해 맘에 없는 소리를 했던 것 뿐이다.

그렇지만 내가 중단한다고해서 참기름이 중단할 놈이 아니다. 그놈은 하이에나 같은 놈이다. 끈질기게 다섯명을 모두 잡아들이려 할 것이다.

괜히 쓸데없는 돈 들일 필요없지 . 나는 그냥 손안대고 코풀수 있는 일 아닌가.

 

참기름은 용구의 전화를 끊고 낙담에 빠졌다. 복수심에 불타 우선 한놈을 잡는데 성공했지맡 벌써 백여만원이 지출된 셈이다.

50%를 부담하겠다는 용구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룰수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 지원을 끊겠다니 어쩌라는 것인가. 한놈잡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과연 내가 오백만원을 지출하고서라도 잡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놈들일까? 나도 빠듯한 월급에 허리가 휘고 있다. 보험회사에 지출하는 돈과 월세와 생활비를 내고나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이다.

참기름은 침대맡에 묶어둔 떡판을 향해 다가갔다. 참기름은 떡판의 불알을 실로 꽁꽁 묶었다.

떡판: 뭐하는 거야?

참기름:  돼지 불알딸때 이렇게 하는거라고 하더군.

떡판:  이봐. 기억나?  난 널 풀어주었어. 그런데 나한테 이렇게 보답할 수 있어?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이럴수가 있는거야?

참기름은 떡판의 불알 밑에 칼을 들이밀었다.

참기름:   한놈 잡아들이고 나면 그때 생각해보지. 전화번호를 대.

떡판:  내 동료를 팔아먹을 수는 없어. 정력개발소가 생기고 나서 우리는 모두 같이 딸딸이 치면서 컸지. 불알친구라고 들어봤어?  

참기름:  흠.. 의리는 있는 놈이네. 의리가 밥먹여주는건 아닐텐데?

떡판:  니가 의리가 뭔지 알기나해?

참기름:  난 의리를 믿지 않아.

떡판:  배신당했던 적이 있었던 모양이군.

참기름:  내가 중학교 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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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는 오늘도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매일 저녁 드리는 기도였건만 오늘은 왠지 특별한 것 같다.

성모상이 바뀌어서 일까?

성모님..유혹을 이기 못하고 그만 남자를 만나 저의 순정을 허락할뻔 하였던 저를 용서하세요. 그러나 저는 끝까지 물리쳤습니다. 앞으로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도와주시옵고 수호천사들로 하여금  제 어깨위에서 항상 저를 보호하도록 해주시옵소서.

그리고.. 용구라는 남자를 저에게 물리칠수 있는 힘을 내려주소서 그는 사탄이옵니다. 저에게 힘을 주시옵소서 힘을 주시옵소서..

은미가 아무리 용구를 사탄으로 생각해보려 했으나 용구의 따듯한 미소가 자꾸만 머리에 맴도는 것을 은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은미는 남자를 크게 좋아하지 않았다. 남자가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를 정말 못잊을 정도로 좋아해본적은 없다.

친구들이 연예인 팬클럽을 조직했을 때에도 은미는 시큰둥 했고 지구과학 김봉달 선생님 때문에 눈물흘릴 때에도 은미는 별 반응이 없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명품 가방과 악세서리였었지..나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용구씨가 자꾸 머리에 떠오를까..이러한 것이..그동안 그렇게 친구들이 목매던 사랑이라는 것일까?

은미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 그럴리 없어. 용구라는 남자는 잘생기지도 않았고..세련되지도 않았고 키가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돈이 많다던가..

그래.. 용구가 명품 자랑하는 모습에 그만 내가 홀려 버린거야. 물욕에 눈이 어두어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린거야. 그래.... 난 그런여자가 아니야. 명품가방에 눈이 홀려 남자쫒아다니는 그런 여자는 아니라고.

난 단지 남자를 만났을 뿐이고 그들이 나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했을 뿐이지. 내가 명품가방을 노리고 남자를 만난건 아니니까..

주여..저를 사탄의 유혹에서 건져주시옵서서..

삐리리리리리..

전화가 울렸고 은미는 전화를 받았다. 용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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