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닷컴 ajusi.com@hotmail.com

취업

잡담

소설

클리닉

친구찾기

Home

 

 

 

 

연재소설 문희네 집
매주 월요일 밤 연재됩니다. 글 허진

그리고 나서 자판기에있는 커피를 하나 뽑아 벤치에 앉아서 도시락을 꺼내먹는다. 아니면 매점에서 사발면 하나로 때울때도 있다.

도서관에 도착한지 한 두시간 쯤 되었을까...문득 옆을 돌아보니 건너편에 낮익은 얼굴이 보였다. 태훈이었다. 아니 지난번 중국집에서도 만나더니 여기서도... 혹시 저자식이 나 쫒아다니는거 아냐? 건방진 생각을 잠시 해본다.

혹시 이건 운명적인 만남? 낮간지러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생각도 자꾸 파리가 귀찾게 하듯이 머리속을 맴돈다. 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생각해서는 안되는 상상.. 그런데 자꾸 그 상상이 떠나지 않는것.. 갑자기 꿈속에서 난데없이 오바마 대통령하고 뽀뽀하는 꿈을 꿨다던가 하는것과 흡사한 것이다.

정말 내가 희망하지도 않는것..부모의 죽음이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떠오르는 것 뭐 그런것의 일종이리라.

내 마음하고는 다른 것이다. 다른 것이다. 다른 것이다.

그렇게 문희는 자꾸만 되뇌었지만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이후..그와의 연애 그와의 결혼 그와의 백년해로까지 마치 동화한편을 읽듯이 꼬리에 꼬리에 물고 일어나는 상상에 잠시 정신이 산란해졌다.

동화책을 뒤적이다가 집중이 안되어 문희는 벌떡 일어났다. 다른책을 골라야 한다. 아니 그런데 어느틈엔가 태훈이 근처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떡하지? 피해야 하나..그냥 아는 척을 하고 인사를 해야 할까?

지난번엔 좀 미안했어요..이렇게..아니 뭐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럴 필요까지 있겠어? 미안한 건 그쪽이 미안한거지. 괜히 내가 먼저 사과하면..혹시나 내가 자기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 않은가.

태훈이 반지르르 하게 생기긴 했지만 내스타일은 아니다. 난 조인성 같이 잘생기면서 착하게 생긴 남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태훈이 잘생긴건 맞다. 그렇지만 조인성보다는 조금 조인성에다가 소지섭을 섞어놓은 것 같은데 소지섭이 착하고 따듯해 보이지는 않지 않은가..

난 따듯한 남자를 좋아하는데 태훈이 그렇게 따듯해 보이지는 않는 편이다. 남편도 그랬었지. 냉정하고 쌀쌀맞았고..찬바람이 확 불었었지.

어떡할까 망설이는 사이 그때 갑자기 태훈과 눈이 딱 마주쳤다.

 

21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태훈은 도서관에 도착했다. 이사온곳에 이렇게 좋은 도서관이 있을줄이야.  버스타고 나갈일 없으니 얼마나 잘됐는가. 한 삼십분 가량 책을 읽은 후 뻐근해진 어깨를 풀기위해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돌려 보니 철호엄마가 있는 것이다.

이런 여기서 또 만나네...

아는 사람이 분명하니 아는척을 해야 할까? 그럴 필요 없다. 철호엄마라는 여자는 분명히 까칠한 축에 속하는 여자가 틀림없다.

가끔 되지도 않으면서 까칠한 여자들이 종종 있다. 그런여자들한테 괜히 친학척 해주면  그 까칠함은 줄어들기는 커녕 더 커지기만 한다.

마치 까칠함이 자신의 특권이라도 되는 듯이 생각하는 것이다. 괜히 말붙였다가 봉변당하기 일수다. 못본척하자.

선인장 같은 여자들...선인장은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그냥 멀리서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 그래도 옆에 있다는 생각에 자꾸 신경이 쓰이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런..젠장.

사실.. 철호엄마가 까칠한 여자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는 일이다. 남의 반찬을 허락없이 가져간 미순엄마가 잘못한 것이 분명한 일이고 철호엄마는 잘못이 없을 것이다.

그래..그냥.. 남자답게 내가 먼저가서 사과하는 것이다. 그 때 반찬가져가서 미안했어요. 제가 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미순엄마가 그냥 가져오셨나보더라구요.

이렇게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아니 굳이 그럴필요 없다. 어쨌든 얼굴까지 붉혀가면서 반찬을 도로 가져간 것은 나로서는 큰 실레를 당한 일이다.

좀 아래윗집 살면서 좋게 해결할 수 도 있는 문제를가지고 그까짓 반찬이 얼마나 된다고 도로 쌩~~하니 가져간단 말이냐 이거지..보통 까칠한 여자가 아니면 그러기 쉽지 않다. 암..분명 까치과에 해당하는 것이 뻔해..

내가 뭐 잘못한 일이 있는것도 아니고..괜히 아는척 했다가 나만 병신되지. 그래..그냥 가만있는 것이 나스스로를 돕는 것이다. 침묵은 금이라고 했다.

그나 저나 여기 도서관에 자주오는 모양인데 앞으로 종종 부딛힐텐데..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두어시간 동안 책을 붙들고 있었지만 철호엄마가 신경 쓰인것인지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책을 고르려고 일어섰다. 사실 철호엄마가 아직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고 미순엄마 말마따나 고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7살이나 많은 애딸린 여자한테 내가 관심가질 생각은 없다.

나는 눈이 별로 높지 않아서 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미남들은 송은이씨나 박경림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법이다. 뭐 성형전 신봉선 같은 여자도 나쁘지 않다. 미순엄마 같은 조금 촌스럽게 생긴 여자도 나쁘지 않다.

얼굴좀 된다고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니는  여자들.. 딱 싫다. 된장녀라고하지..그래 그만큼 까칠해주마.. 너희들이 까칠하다면 나는 더 까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철호엄마가 바로 옆에 있었고 눈이 딱 마주쳤다.

22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태훈: 아...안녕하세요.

문희: 아...네..

태훈은 짧게 인사하고 곧 고개를 돌렸고 문희도 발걸음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두시간 정도 책을 더 본후에 태훈은 구내 매점에 내려왔다. 철호엄마가 혼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철호엄마 앞자리에 몇군데 빈자리가 보였다.

태훈은 사발면을 하나 산뒤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이거 어떡하지? 앉기는 앉아야 하는데 바로 앞자리에 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굳이 아는 처지에 괜히 떨어져 앉기도 뭐하지 않은가..

태훈은 결정이 빨랐다. 이런 문제는 무조건 먼저 찍는 것이 정답인 법이다. 태훈은 가능한 철호엄마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자리를  택해 앉았다. 그래봐야 고작 네자리.. 바로 마주앉은거나 별 차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가능한 눈을 피했다. 마주치면 지는 것이다. 그래도 조금 궁금하다. 철호엄마가 혹시  자기를 쳐다 보는 것이 아닐까? 살짝 곁눈질을 해서 보았는데 이런씨..또 눈이 딱 마주친 것이다.

태훈은 바로 못본 듯이 눈을 깔았다. 그리고 천연덕 스럽게 고개를 돌려 주위를 돌아보는 듯 시침을 뗐다.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잠시후..고개를 들어보니 철호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커피한잔 뽑아먹으려고 자판기있는곳을 갔는데 거기에 철호엄마가 있는 것이었다.

어떡하지... 좀 있다가 먹을까.. 마주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아니..왜 내가 무슨 죄졌어? 왜 피해? 태훈은 자판기를 향해 걸어갔다.

커피뽑는 곳에서 커피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태훈은 옆에 철호엄마의 시선이 꽃히는 것이 따갑게 느껴졌다.커피 떨어지는 시간이 마치 삼십분처럼 길게 느껴졌다. 팔짱을 끼고 있는 손이 어색하게 느껴져 팔짱을 풀고 주머니에 넣어보았지만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시 주머니에서 꺼낸 손으로 뒷짐을 지었더니 할아버지같다.

왠지 얼굴에서 식은땀이 날려고 한다. 머리나 한번 쓰다듬어 보아야겠다. 젠장 왠 커피가 이렇게 쫄쫄쫄 나오는지..

문희: 저기요.

갑자기 문희가 말을 건넸고 태훈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았다. 그리고 문희의 말을 기다렸다.

문희:  좀 화나신 것 같은데 저 때문인가요?

문희의 말은 좀 껄끄럽게 느껴졌다. 까칠한 여자가 틀림없다. 남이야 화가나건 말건 무슨 상관인가?

태훈: 예? 아니..뭐. 왜요?

문희:  그때 제가 반찬 도로 가져가서 조금 화나신 것 같은데..

태훈은 문희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의를 알지 못하겠다. 분명 나한테 관심이 있고 그래서 관심을 끌고자 말을 건네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화가 나거나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좀..옆집 미순엄마가 상스럽기는 하지만 미순엄마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여자들이란.. 그냥 잘생긴 남자만 보면 껌뻑 죽는 것이다. 여자들은 다 똑같지..

태훈:  아네.... 신경쓰지 마세요. 화 안났으니까.

태훈은 시큰둥하게 짧게 대답하고 역시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문희를 뒤로 한채 걸음을 옮겼다. 흠.. 이만하면 성공했다. 까칠한 그녀의 계략에 걸리지 않았다.

만약 실수로 내가 먼저 그녀에게 말을 걸었으면 어쩔뻔 했겠는가.. 조심하게 기다린 보람이 있다. 그녀 스스로 숙이고 나온 것이다. 즉 사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과를 너무 쉽게 받아줘도 안된다. 까칠한 여자들은 그것을 이용한다. 먼저 사과해서 남자가 안심하는 사이 벽을 허물고 방심하는 동안..다시 그녀는 가시를 돋아 공격해올 것이다.

관심없는 듯 자리를 옮긴다. 그녀는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그러나 어쩔수 없다. 게임은 쉽지 않은 법이다. 그녀의 자존심을 돌볼여지가 나에게는 없다.

23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미순엄마: 너 한번만 방문 닫으면 죽어!

미순:   공부해야 된단 말이야.

미순엄마:  공부는 무슨..니가 빨리 인형 눈알 안붙여?

미순:  맨날 인형눈알 붙이면서 공부는 언제해.

미순엄마: 니가 인형눈알 안붙일때 공부 잘했어? 빨리 안나와?

미순:  아이씨..진짜..씨..

미순은 인형이 수북히 싸여있는 거실로 나와 짜증이 나는 듯 인형의 머리를 집어들었다.

미순엄마: 어휴... 그냥 남편복 없는 년은 자식복도 없다더니..그냥 일생에 도움이 안되요..도움이.... 공부를 못하면 일이라도 잘하던가. 일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있어?

미순:  내일 모레 시험인데..씨..

미순엄마:  시끄러 ! 시험은..맨날 잠만 퍼질러 자면서 무슨 시험공부한다고.. 그나저나 이양반은 왜 이때까지 않들어와 그냥 오늘또 술먹고 들어오기만 해봐 그냥 내가 가만두나봐. 진짜..어휴.. 내가 생기기나 잘생겼으면 말을 안해..

그냥 옆집총각 발가락에 때만큼이나  닮았으면 내가 말을 안하겠어. 빈대떡 부쳐놓은 것 처럼 생겨가지고  그냥 젊었을 때부터 사흘이 멀다하고 외박하고 바람피면서 내속을 뒤집어 놓더니 ..그냥 이날 이때까지 뭐하나 제대로 해준게 있나 금가락지를 껴줘 봤나..생일이라고 꽃한번 사다준적이 있나... 내가 그래도 그걸 남편이라고 젖먹이 애하나 있는거 자식이라고 옆에끼고 온갖 잡일을 안해본 적이 없고 ..비만오면 허리가 아프고...

미순: 엄마 좀 조용히 하면 안되? 티비좀 보자.

미순엄마: 티비보면서 인형눈알이 제대로 붙여지냐?

미순: 엄마 잔소리 듣느라고 정신없어서 일을 못하겠잖아.

미순엄마:  그냥 밤이나 낮이나 술이나 먹고 바둑이나 두고 뭐 생활비를 제때 가져다 줘봤나.. 내가 오죽하면 이렇게 인형머리나 잡고 살아야겠어!

미순: 내가 인형눈알 붙이라고 했어? 왜 나한테 그래?

미순엄마: 도대체 내가 뭘 믿고 이날이때까지 사는건지 이건 서방이 아니라 웬수라니까 웬수..

띵동 띵동 !

미순엄마: 호랑이도 제말한면 온다더니 니 아빠 왔나보다. 가서 문열어줘봐.

미순이 문을 열어주자 얼굴이 불그스름한 미순 아빠가 들어섰다.

미순엄마: 또마셨군 또마셨어..

미순아빠:  아따..그놈의 인형눈깔은 진짜 치우라니까 !

미순:  아빠 나 내일모레 시험인데 엄마가 자꾸 인형눈알 붙이래.

미순아빠: 너 방에 들어가 !

미순엄마:  아니 또 어디서 술마시고 이제 들어와 !

미순은 재빨리 방으로 사라진후 문을 닫았다.

미순엄마: 너 방문 닫으면 죽는다고 했어 !  너 !

 

24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철호는 책상앞에 앉아서 카톡을 보내고 있었다. 내일모레 시험이지만 집중할라 치면 오는 카톡 때문에 아무래도 공부하기는 그른 것 같다. 전화기를 꺼 버릴 까? 그건 사흘이 멀다하고 짜장면과 탕수육을 사주는 민수 아저씨에 대한 배신이다.

철호: 저기 저 내일 모레 시험이라서..그만 전화기 끌게요.

민수: 그래? 딱 한마디만 할게.

철호:  네.

민수:  혹시 너희 엄마가  배나온 남자한테 관심없어?

철호:  네.

민수: 알어..너네 엄마가 조인성 좋아한다는거..그렇지만 내 말은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거지. 조인성 좋아해도  강호동 같은 사람하고 사는 사람도 많아.  

철호: 글세요.. 근데 엄마가 그런사람하고 사겨본적이 없어서 그리고 아버지가 좀 살쪘었을 때 엄마가 저녁밥 굶기고 운동시켜서 10키로 뺐었어요. 그럼 끊을게요.

민수: 아니..딱 하나만..뭐가 그렇게 급해 짜샤..

철호: 시험이라니까요?

민수: 조금 몇십분 카톡한다고 시험망치냐?

철호:  망친다고요.

민수:  알았어 ...하나만 더묻고..내가 요즘 살살 머리가 벗겨질려고 그러거든...

철호:   ㅋㅋ 알고 있어요..

민수:  혹시 머리 벗겨진 남자한테 관심 없대?

철호:  없어요.

민수:  니가 어떻게 알아 임마.

철호: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민수:  누군데..

철호:  이덕화..설운도....

민수:  가발도 안된대?

철호:  아무튼 싫대요.

민수:   어떻게 좀 안될까?

철호:   제가 뭐 힘있나요?

민수:  야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어. 너 매일 내가 짜장면하고 탕수육사줬는데..

철호:  매일사준건 아니잖아요.

민수: 그럼 매일 사주면 너네 엄마가 대머리도 좋아하게 할 수 있다는거야?

철호:  글세요.. 생각해보고요. 저 그만 전화 끊을게요.

민수:  잠깐만...

철호:  또 뭔데요..아..진짜 짱나...

민수:  나 담달에 이사가  너네집 옆집으로 ?

철호:  진짜요?

민수:  옆에 옆에 집이야.

철호:  와.. 대단하시다. 그래도..

만수:  이제 내가 너희엄마와 결혼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볼수 있지...

철호:  과연 그럴까요?

민수:  과연 그렇다니..

철호:  대머리에 배나온 체형을 개선하지 않는한...

민수:  원래 태생이 그런걸 어떡하라고..

철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민수:  그게 뭔데..

철호:  그만 전화끊을게요.

철호는 무자비하게 전화를 끊었다. 딱히 방법이 생각나지 않지만..방법이 있다고 이야기 해놔야 계속 짜장면과 탕수육을 얻어먹을 것이 아닌가..

 

25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문희는 터벅 터벅 집으로 돌아오면서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의내용은 마치 백지장처럼 하얗게 잊어 버렸다.

다른때 같았으면 오늘 읽었던 책의내용들이 마치 땅에 거름준 나무들처럼 자양분이 되어 머리속을 채운 듯한 느낌에 흐뭇해 하며 자꾸 읽었던 내용들을 되새김질 하면서 느긋하게 그 기분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래..내가 소지섭 닮았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알아봤다니까..예감이 안좋아.. 내 예감은 틀린적이 없었지.

쌀쌀맞은 태훈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견딜수 없었다. 집에가서 오이마사지라도 하면서 화를 풀어야 할 참이다. 말을 걸었던 내가 실수한것이다.

태훈은 분명히 화가 나 있었던 것이다.

다시한번 그때의 대사를 곱씹어본다. 어떤뜻일까?

문희:  좀 화나신 것 같은데 저 때문인가요?

태훈: 예? 아니..뭐. 왜요?

문희:  그때 제가 반찬 도로 가져가서 조금 화나신 것 같은데..

태훈:  아네.... 신경쓰지 마세요. 화 안났으니까.

분명 화나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것은 화가 났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따듯한 말한마디라도 건넸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냥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대화를 단절했다는 것은 당신과 더 가까이 하기 싫다. 즉 나는 당신에게 화나있다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내가 태훈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은 결국 그와 좀더 친해지겠다는 의도로 파악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나는 괜한 짓을 한 것이다. 왜 괜한짓을 했지? 후회가 밀려온다.

사실 내반찬 내가 도로 가져갔는데 그것이  그렇게 화날일인가?  화를 내야 할사람은 나다. 왜 일이 이렇게 뒤죽박죽 되어가는것인지..

아니..그가 정말 나에게 신경쓰지 말라는 의미가 정말신경쓰지 말라는 곧이곧대로의 뜻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문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확률은 없어... 아니 너 한번 신경써봐라..이런뜻이 분명하다고..

 

철호는 유식이와 떡복이를 먹고 있었다.

철호: 야..이집 떡복이가 밀가루로 만들어서 맛이 좋지?

유식:  우리는 항상 쌀을 먹으니까 쌀에 없는 영양소가 밀에 있기 때문에 가끔씩 먹는 밀가루가 맛있게 느껴지는거야.

철호: 또..또 유식한척 한다. 나는 매일 짜장면하고 탕수육먹는데 먹을 때 마다 맛있는건 왜그런거야?

유식:  조미료가 들어가서 그런거지. 근데 어떻게 탕수육을 매일 먹어? 너 엄마가 용돈 많이 주니?

철호:  아니... 내가 스폰서가 있거든..

유식:  스폰서? 스폰지?

철호:  맨날 유식한척 하면서 스폰서도 모르니 너는. 돈대주는 사람말이야

유식:  아 그러니까..한국말로 호구라는거 아냐..내가 영어가 좀 딸려서

철호: 호구는 뜯어먹는거지.. 스폰서는 알아서 대주는 거라고..답답하긴 진짜..영어공부좀 해라

유식:  니가 뭐 볼게 있다고 너한테 알아서 대줘.. 호구 맞네 호구..

철호:  내가 앞날이 얼마나 창창한데 볼게 없다니.... 미래의 꿈나무야 이거 왜이래.

유식:  야 꿈나무가 살만 디룩디룩 쪄가지고.... 어쩐지 계속 살찐다 했어. 너.. 뱃살좀 빼라..탕슈육 그만먹고..

26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띵동 띵동..

문희: 누구세요?

문희는 인터폰에 비친 한 남성의 모습을 보았다. 한눈에 보아도 숱이 적어보이는 머리에 목이 없어보이는 모습을 보니 그 아래의 모습이 짐작이 갔다.

민수: 아네..옆에 새로 이사온 사람인데요 떡좀 드릴려고요.

문희는 문을 열어주기가 망설여졌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이다. 어떻게 벨을 누른다고 함부로 문을 열어주겠는가 강도로 돌변할 수도 있다.

문희: 네.. 죄송한데 제가 지금 목욕중이라서 문을 열어드릴수가 없는데요.

민수: 네 그럼..이 떡은 창문에 놓고 가겠습니다.

문희:  네.. 그러세요.

지난번에 태훈이 벨을 눌렀을 때는 홀랑 열어주고 머리벗겨지려는 듯한 남자가 벨을 눌렀다고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은 내가 그만큼 속물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맘에 드는 사람에게 더욱 냉정해야 한다. 냉정하지 못해서 결국 돌아오는 것은 푸대접밖에 없다.

잘해준다고 해서 그것을 알아주는가? 나는 태훈이라는 아랫집 사람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는 특혜도 베풀어 주었고 도서관에서 만났을 때에도 먼저 말을 걸어주었지만 그는 그런 나를 그냥 무시했다.

냉정하지 못했던 것..공평하지 못했던것에 대한 벌을 받은 것이다. 그래...한번 내가 공평하지 못했으니..이번 한번만..그 공평을 위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을 위해 베풀어주어야 한다.

내가 그 태훈이라는 얼굴만 번지르르한 잘나빠진 인간에게 휘둘리는 한심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문희는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을 실행하기 위해 서둘러 문을 열었다. 스스로 떳떳해지려면..항상 생각만으로 이룰 수는 없다.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벌써 떠나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다행히 그는 아직 떠나지 않고 있었다.

민수: 아.. 여기 떡..

문희:  네.. 잘먹을게요.  옆집이면..육백삼호인가요?

민수:  육백 이호입니다.

문희:  네.. 자주 뵙겠네요.

민수:  네.. 그럼.

문희:  뭐 도와드릴거라도 있나요?

내친김에 문희는 오지랍을 떨어보았다. 갑자기 박애주의자가 된 느낌이다. 유니세프에 한달에 이만원씩 내다가 끊은지 오년 되었으니 분명 박애주의자는 아니다.

민수: 네.. 짐정리할 것이 좀 있는데 도와주시면 고맙죠.

문희:  네.. 그럼.

문희는 잠시 괜한말을 했다 싶기도 했다. 정말 도와달라고 할줄은 몰랐다. 그러나 이참에 새로온 이웃에 대한 탐색에 들어가는것도 나쁘지 않다.

반찬 사건이 있은후로 문희는 미순 엄마를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았다. 반상회도 나가지 않았다. 혹시나 길에서 마주칠까봐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아직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언제까지 모른척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못났어도 이웃아닌가. 이웃끼리 얼굴 붉히고 살면 어쨌든 불편한 것은 확실하다. 사실 독립된 공간이 보장되는 아파트이지만 감옥처럼 그안에만 같혀 있는 것은 문희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까이 해주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일이다. 이런때에 새이웃이 왔다는 것은 미순엄마를 견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렛대  효과로 이용할 수 있다.

혼자 고립되면 미순엄마는 그런 나의 약점을 알고 점점더 나를 압박해 올지도 모른다. 만만하게 보고 내욕을 하고 다닌다던가 하면서 나를 공격해 올 것이다. 이럴때 다른 가까운 이웃이 있다는 것은 무척 힘이 되는 일이다.

두 번째로 아랫집 태훈과의 문제에 있어서도 이것은 하나의 해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7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만일 내가 어떤 이웃과 그것도 안면튼지 얼마 안되는 남성과 무척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게되면 태훈의 생각은 바뀔 것이다. 내가 그에게 추호의 관심도 없으며 태훈은 그냥 지나가는 남자에 불과 했음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 단지 그의 시선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보라 도서관에서 그의 시선을 얼마나 거북하게 피해왔는가 말한마디 잘못 붙였다가 나만 이상한 여자가 되고 말았다.

언제나 제삼자는 중간에서 효과적인 작용을 해준다. 그것은 배추와 무만 가지고는 절대 김치를 담을수 없는것과 같다. 마늘이 들어가야 비로서 배추도 살고 무도 살게 되는 것이지..

물은 업지르면 주워담을수 없지만 다시 물을 담으면 된다. 수도는 언제나 다시 틀면된다. 빼앗긴 반찬을 되찾았듯이 태훈이 빼앗아간 내 자존심은 반드시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새로온 이웃집 남자를 이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단지 태훈과 미순엄마를 견제할 뿐이다. 그들을 얻기위해 이웃집 남자를 이용한다면 그것은 이용이겠지만 이것은 단지 견제를 위한 것이다.

다소 겁을 먹었지만 이웃집 남자의 집은 그렇게 지저분 하지는 않았다. 이미 정리될 것은 다 정리되어있었고 그렇게 할 일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민수:  이사오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다 알고 있었지만 민수는 모르는 것 처럼 물었다.

문희:  저도 얼마 되지 않았어요. 아직 일년도 안됐어요.

민수:  네.. 동네 분위기는 좀 어때요?

문희:  글세요... 잘 모르겠어요. 좀 짜증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그거야 다 어디나 그런거고..

민수:  어떻게 짜증이 나던가요?

문희:  아..네.. 그냥..어울리기 싫은 사람있잖아요. 좀 피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

민수:   그런 미더덕 같은 놈들은...누군지 말씀만 해주시면 제가 당장가서 요절을 내고 오겠습니다.

문희:   미더덕이요?

민수:  개그콘서트 안보시나봐요?

문희:  네..좀 시간이 안되서..가끔 보기는 하는데.. 근데 혼자사세요?

민수:  네.

궁금한 것을 모두 물어봐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어차피 밝혀질 것이지만 프라이 버시라는 것이 있으니까..사별인지 이별인지..아니면 설마 미혼은 아닐 것이고..아니면 기러기 아빠일 수도 있겠지..

그닥 궁금한것도 아니고 궁금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대화를 이어나가려면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둘씩 공개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굳이 묻지 않아도 좀 친해지다 보면 자기입으로 모두 밝힐 것이다. 굳이 캐내서 괜한 눈총을 받을 필요는 없다.

 

28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굳이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을 묻는다는 것은 두가지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하나는 불필요한 것을 묻는 것은 그사람에 대한 관심의 표현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선을 그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선을 넘어가게 되면 입장이 곤란해진다.

나는 도서관에서 태훈에게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물었다. 그것은 엄연히 나의 실책이다. 그 실책은 반드시 되돌릴 것이다. 철호의 이름을 걸고 나는 그 실책을 되돌려놔야 한다.

둘째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을 묻는 것은 상대에 대한 간섭이며 또한 그렇게 됨으로서 나도 상대방에 대해 간섭 받을수 있음을 허용한 것이다. 즉 나는 당신에게 문을 열겠다는 뜻이 된다. 언뜻 생각하면 그리 나쁠 것은 없어 보이지만 이것은 의외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마주치는 모든 사람은 마치 모든 행성이 서로 궤도를 지키듯 서로간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가까워도 될 사람이 있고 간격을 유지해야 할 사람도 있다. 그 간격이 무너질때 궤도는 이탈된다.

오히려 상대방이 더 멀어지거나 아니면  충돌이 일어나 관계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문희:  혼자사시면 여러 가지로 편하시겠어요.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을테고..구속받을 일도 없잖아요..

이렇게 돌려서 이야기 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다.

민수:  무한정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는 아니죠. 인간은 서로 구속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한거예요. 무인도에 혼자 있으면 무한정 자유롭겠죠.

문희: 네...그렇기도 하구요. 그래도 저는 구속받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이 너무 좋아요. 자유라는 것이 좋다는 것을 사람들은  잃고나서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민수: 자유가 사람을 망치는 거예요. 저도 예전에 구속받고 살때는 살도 안찌고 머리도 벗겨지지 않았었는데 자유롭고 나서 결국 이렇게 되었구요..

이말은 즉 이 사람이 오랜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혼자된지 꽤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정확한 것은 모르지만 대강 추론하자면 그게 맞는 듯 하다.

민수: 제가 두가지 선택권을 드릴게요. 하나는 본인이 .. 참.. 저는 이민수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 이면수라고 많이 불렀죠. 이면수 이면수..했었어요. 왜 어릴때는 이름가지고 별명 많이 부르잖아요. 그쪽은 뭐라고 불러야 되죠?

문희: 저는 조문희라고 하고요. 그냥 철호엄마라고 불러주세요.

민수:  아 네.. 문희씨는 ... 아니.. 철호엄마는..태어나기 전에 신이 두가지 선택권을 주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어요?  하나는 날씬하고 이쁜데 평생 구속받고 살아야 한다. 두 번째는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자유롭게 살수 있다. 그럼 어떻게 태어나는 것으로 선택하겠어요?

문희: 어떤 구속이냐에 따라 다른 문제죠.  

민수:  무슨말인가요?

문희: 그 구속이라는 것이.. 무슨 감옥같은데서 살아야 하는 그런 구속인지.. 아니면 한남자한테 간섭받으면서 집에서 그남자만 바라보면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구속인지...

민수: 아~~ 네.. 감옥까지 갈필요는 없고..

 

29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문희:  저는 그냥...이쁘게 태어나서 구속받지 않고 혼자 살래요.

민수:   뭐야..그런 대답이 어딨어.

문희:  그럼 민수씨는 어떤걸 선택하시겠어요?

민수:  저는 벌써 뚱뚱하고 못생겼으니까..그냥 자유롭게 살면 되지만 간섭받고 살고 싶어요.

문희:  왜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하세요?

민수:  아닌가요?

문희:  그 정도를 가지고 비만이라고 할 수는 없죠. 못생긴건 아니시고..

민수:  혹시 벽에 못 잘 박으세요?

문희:  못이요?

민수:  네.. 여기다가 못좀 박았으면 좋겠는데 ..

 

민수 아저씨가 이사를 왔지만 철호는 찾아가지 않았다. 그것은 아저씨의 지시이기도 했다.  민수 아저씨의 신호가 있기 전까지는 우리는 모르는 사이이다.

그렇지만 입이 점점 근질근질 해진다. 엄마에게 이 무거운 비밀을 털어놓고 싶다. 침대에 누워 철호는 튀어나온 배를 만져보았다. 유식이의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 그동안 나는 내 배가 나온지도 몰랐다.

이모든 것이 다 민수아저씨 때문이다. 민수 아저씨가 내 새 아버지로 자격이 있을까? 진정한 아빠라면 내 배가 이지경이 되도록 그냥 두었을까? 밥을 굶겨서라도 살을 빼도록 했을 것이다. 엄마는 내가 짜장면이 살찐다고 해파리 냉채를 먹도록 하지 않았는가.  민수 아저씨는 날 이용하고 있다. 단지 엄마를 손에 넣기 위해서 날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진짜 아빠와 다른점이다.

물론 친아버지도 나한테 별반 관심을 두지는 않았었다. 언제나 야단치기만 좋아했지. 그랬기 때문에 사실 난 민수 아저씨가 좋았다. 마치 친구처럼 편했었으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과연 진짜 친구맞을까? 심지어..유식이 마저도 나한테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것이 진정한 친구이다.

철호는 문득 사년 뒤의 미래를  떠올려 보았다.

펑퍼짐한 옷을 입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거울을 보고 머리를 빗고 있었는데 머리는 듬성듬성했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누구지? 민수 아저씨 같은데?

그 남자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한 조용한 커피숍에 들어간다.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소개팅 장소인 듯 하다. 그때 누군가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광채가 나는 그 여성.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남자는 침을 꿀꺽 삼킨후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여성은 천천히 그 남자를 향해 다가온다.

오철호라고 합니다.

안돼~~~~ 그것은 바로 사년뒤에 자신의 모습이었다. 어찌그리 민수 아저씨하고 똑같이 생겼는지.

여자는 딱딱히 얼굴이 굳어 자리에 앉는다.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한쪽 다리를 꼬고 건방지게 앉아있다. 곧 여차하면 튀어나갈 것 같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는다. 그리고 여성을 향해 말을 건넨다.

철호:  야 이기지배야. 니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철호는 눈을 번쩍 떴다. 휴...현실로 돌아온 철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이마에 흘러내리는 식은 땀을 닦았다.

 

30

저작권 아저씨닷컴 저작권 보유 무단 복사 금지 copyright (c)ajusi.com all rights reserved

 

매주 월요일밤 연재원칙이나
작가맘입니다. 상황에 따라 지연될 수 있습니다.
바쁘거나 피곤하면 못올릴 수 있다 이말입니다.

다음